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김정은이 핵포기? 위장 평화에 넘어가선 안돼"

신년사에서 핵강국 외친 김정은 그새 달라졌다는 어떤 증거도 없어 북한 내 아무 감시체제 없는 상황 핵미사일 대량생산 무슨 수로 막나 종착역 향해 치닫고 있는 북핵 문제 압박 계속, 스스로 셈법 바꾸게 해야 북·미 정상회담은 과거에도 성사될 뻔 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2000년 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한 정상회담 추진이었다. 김 위원장이 그해 10월 "장거리미사일 생산.판매 및 사용을 중단할 준비가 됐다"는 친서와 함께 클린턴을 초청했다. 하지만 두 달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1999년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방북하며 '페리 프로세스'를 추진했던 에번스 리비어(69)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35년 외교관 이후에도 최근까지 이용호 외무상, 최선희 북미국장 등 북한 관리들과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계속한 경험과 외교의 전통적 관점에서 나온 회의론이다. 그러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18년 전 평양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도 북한이 미사일 관련 약속을 어겼고 합의할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갈 경우 미국 대통령의 평판과 존엄만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대전 직전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처럼 히틀러의 위장된 평화에 속아 시간(Chamberlain's moment)을 벌어줬던 것처럼 김정은의 동결 카드를 수락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와 인터뷰는 10여 차례 e메일을 주고받으며 이뤄졌다. 아래는 주요 문답. -왜 북·미 정상회담에 회의적인가. "정상회담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북한과의 정상회담은 위태롭고, 위험하며, 또 적절하지 않다. 순서도 거꾸로다.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게다가 잘못하면 전쟁으로 이끌 수 있는 회담장에 대통령이 나가선 안 된다. 쌍방이 합의할 수 있는 결과가 없는 정상회담은 결코 해선 안 된다는 게 외교의 법칙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수락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김정은의 약속 때문일 텐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한 것처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고, 강경화 외교장관이 말한 대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직접 약속했다'면 이 회담의 최상의 결과는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계획을 약속받는 게 돼야 한다. 그런데 김정은이 정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느냐. 나는 믿지 않는다. 김정은의 사고, 세계관, 선호하는 북한 방어 매커니즘이 기적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그는 비핵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양국은 기대를 낮추고,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아니면 회담 전에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이해하기 위한 탐색적인, 고위급 대화를 추진해야 할지를 고려해 봐야 한다." -김정은 메시지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수락한 지 열흘이 넘도록 북한 정부는 비핵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한다는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핵무기는 북한 정권의 강력한 보검'이라며 '북한이 영구적인 핵 강국이란 현실을 미국이 인정해야 한다'는 결의를 밝혔는데 이 결심을 갑자기 바꿨다는 어떤 증거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정 실장이 방북 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이 말은 북한과 협상을 해본 베테랑 외교관이라면 무수히 들었던 얘기다. 한마디로 미국이 사용하는 비핵화의 의미와 북한의 비핵화 비전은 전혀 다르다." -비핵화의 의미가 어떻게 다른가. "나는 지난 수년간 비정부기구 대화에서 북한 고위 관리들로부터 '비핵화는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 그리고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한 핵우산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다. 북한은 이 세 가지 미국의 위협을 제거하는 조치가 선행되면 10~20년 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비핵화를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나한테 이 이야기를 해준 사람 중엔 현재 이용호 북한 외무상도 포함된다. 그런데 똑같은 이야기를 한국 특사인 정 실장이 김정은에게 듣고 온 것이다." -그러면 정상회담을 제안한 김정은의 진짜 의도는. "김정은은 미국과 정상회담을 동등한 핵무장국 자격으로 마주 앉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설사 회담에서 아무 이익을 챙기지 못해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것 자체로 국제적 지위와 정당성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김정은의 목적은 미국으로부터 북핵 개발을 양해받는 것이지만, 여기엔 실패해도 미국과 수년간 끌게 될 대화 과정을 시작함으로써 계속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무기고를 확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아마 '사찰 없는 동결'로 목적을 감추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결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고 북핵 위협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 핵미사일 능력 동결에 목표를 둬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검증할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는 동결 또는 제한은 명목뿐인 환상이다. 지금처럼 북한 내에 아무 감시체제가 없는 상황에서의 동결은 물리적인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만 하지 않는 대신 핵미사일 대량 생산이나 기술 발전을 지속하게 허용할 뿐이다. 북한이 사찰과 검증을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6자 회담이 2005년 채택한 9.19 비핵화 공동성명이 결국 파기된 것도 북한이 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당신이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 방법은. "북핵 문제는 종착역(end game)을 향해 들어서고 있다. 김정은이 핵무기가 오히려 정권의 종말을 재촉할 것이란 점을 깨닫고, 진정한 비핵화 의사를 가질 때까지 최대한 압박을 계속해 스스로 계산식을 바꾸게 하는 옵션을 선호한다." -정상회담이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 만나도록 설득하기 위해 실제 김정은이 직접 약속을 공표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할 준비가 됐다는 인상을 줬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회담 실패 시 오히려 군사적 옵션이나 실효성 없는 동결 옵션을 보다 가능성 있게 만들었다. 또 북핵 문제를 진정한 해결로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제재를 포함한 최대한 압박 정책을 빈 껍질로 전락시킬 수도 있는 국면을 조성했다고 생각한다." 김현기·정효식 특파원

2018-03-21

6·25 이후 남측 땅 밟는 첫 북한 지도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4월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땅을 밟는다. 6·25 전쟁 이후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이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남북이 합의하면서다. 2000년 6월 15일 제1차, 2007년 10월 4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지는 모두 평양이었다. 당초 김정은은 동생 김여정을 특사로 내려보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김정은을 만나고 온 방북 특사단이 평화의집으로 발표하면서 정상회담 장소가 변경됐다. 대북 특사단 수석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3차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대북 특사단 소식을 전하는 영상에서 김정은이 "통이 큰 결단을 내렸다"는 표현을 쓴 것도 평양이 아닌 판문점 평화의집을 낙점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측 지역으로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결단력을 갖춘 '통 큰 리더'로 국제사회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아버지 김정일과의 차별화도 꾀했다는 해석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했지만 서울 답방은 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후 서울로의 답방을 권하는 남측 인사에게 "미국의 수도는 뉴욕이 아닌 워싱턴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복수의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전했다. 한 당국자는 "서울이 뉴욕처럼 경제의 중심일지 몰라도 정치적 중심은 평양이고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려야 한다는 게 김정일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번에 이를 깼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김정은에겐 정치적 부담이 덜한 공간이기도 하다. 남측 지역이지만 중립성이 강한 곳이다. 평화의집은 그간 남북회담의 장소로도 활용돼 왔다. 평화의집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의 우리 측 지역에 있는 3층짜리 석조 건물이다. 건축 목적 자체가 남북회담 개최다. 회담이 열리면 김정은은 2층에 있는 회담장에서 문 대통령과 마주앉게 된다. 평화의집 1층엔 기자실과 소회의실, 3층엔 대회의실 등이 구비돼 회담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전수진 기자

2018-03-06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